
일단 공짜라고 하면 솔깃해지는 마음
얼마 전이었다. 넷플릭스에 볼만한 게 딱히 없어서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요즘은 OTT 구독료가 만만치 않으니까, 한 달에 커피 몇 잔 값 정도는 아껴보겠다는 마음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친구가 알려준 곳이 생각나서 구글에 검색해 봤는데, 도메인이 바뀌었는지 주소가 자꾸 안 뜨더라. 겨우겨우 비슷해 보이는 곳을 찾아 들어갔는데, 이게 참 시작부터가 문제였다.
클릭하는 것마다 새 창이 뜨는 당혹감
들어가자마자 화면 구석에서 온갖 광고 팝업이 튀어나왔다.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유명한 드라마가 메인에 걸려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는데, 영화가 재생되는 게 아니라 무슨 이상한 카지노 사이트나 성인 광고 창이 5개는 동시에 떴다. 다시 뒤로 가기를 누르고, 또 클릭하고, 다시 끄고. 이 과정만 10분 넘게 반복했다. 처음엔 ‘조금만 참으면 고화질로 볼 수 있겠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서 본 영상은 화질이 비디오테이프 복사본마냥 다 깨져 있었다. 2024년에 이런 화질이라니, 내 눈이 침침해지는 줄 알았다.
굳이 이걸 보겠다고 붙들고 있는 내 모습
사실 넷플릭스나 티빙 같은 곳은 월에 1만 5천 원 정도면 아주 쾌적하게 볼 수 있는데, 내가 대체 왜 여기서 10분 넘게 광고랑 씨름하고 있나 싶더라. 어느 정도였냐면, 오정세 배우의 옛날 무명 시절 일화가 갑자기 떠오르더라. 그분은 프로필 돌리면서 고생을 했다는데, 나는 고작 몇 푼 아끼겠다고 저화질 영상을 붙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문득 내가 진짜 ‘공짜’의 노예가 된 건가 싶어서 현타가 세게 왔다. 영화를 보려고 들어온 건지, 광고 클릭 방어 게임을 하러 온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은 시간 낭비로 끝난 오후
결국 영화는 한 15분 정도 보다가 껐다. 버퍼링이 너무 심해서 대사가 자꾸 끊기는데, 도저히 몰입이 안 되더라. 신구 선생님이 술은 공짜가 제일 맛있다고 하셨지만, 내 시간까지 공짜로 갖다 버리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편의점에서 맥주라도 한 캔 사서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를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은 웬만한 대작들도 조금만 기다리면 OTT에 올라오는데, 왜 굳이 이런 위험하고 번거로운 사이트를 뒤졌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찝찝함이 남은 보안 문제
영화를 끄고 나서도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혹시 내 컴퓨터에 이상한 게 깔린 건 아닌지, 아니면 개인정보가 털린 건 아닌지 찜찜해서 백신 프로그램을 세 번이나 돌렸다. 당장 눈에 보이는 큰 문제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컴퓨터 속도가 느려진 것 같기도 하고. 다음부터는 정말 그냥 속 편하게 정식 서비스를 이용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또 다음에 보고 싶은 영화가 비싼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이 참 간사해서, 또 어디 무료로 볼 데 없나 기웃거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정말 공짜라는 유혹에 넘어가면 이렇게 되는구나. 개인정보 때문에 백신을 돌려야 할 상황이 생기는 건 정말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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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무료 사이트 들어가면 결국 백신 설치하고, 속도도 느려지고... 결국 정식 서비스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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