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 없는 옛날 영화가 보고 싶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리모컨만 한 시간째 돌렸다. 요즘 나오는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어딘가 붕 뜬 기분이라, 예전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그런 투박한 느낌의 영화가 생각났다. 제목은 기억나는데 어디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결국 예전에 대학생 때나 썼던 웹하드 사이트들이 아직도 있을까 싶어 검색창을 켰다. 파일이즈, 온디스크 같은 이름들이 여전히 상단에 떠 있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참 변함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첫 결제 없는 P2P라는 말에 혹해서 들어갔다
‘제휴 없는 웹하드’나 ‘첫 결제 없는 곳’을 찾으려고 꽤나 애를 먹었다. 광고글만 가득한 커뮤니티에서 누군가 3번까지는 그냥 받을 수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회원가입을 했다. 요즘은 소셜 아이디로도 바로 가입이 되니 예전만큼 번거롭지는 않더라. 그런데 막상 로그인을 하고 나니 화면 가득한 팝업창과 이벤트 배너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런 환경이 참 낯설고 번잡스럽게 느껴졌다. 십 년 전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여전히 광고가 화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위안이 되기도 했다.
내가 찾던 파일은 결국 제휴 컨텐츠였다
막상 검색창에 그 영화 제목을 입력해보니, 역시나였다. 썸네일 옆에 ‘제휴’라는 딱지가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이걸 받으려면 결국 또 포인트를 충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몇천 원 안 하는 돈인데, 왠지 모르게 지금 당장 결제하기가 싫었다. 어차피 예전엔 이런 거 다 무료로 구해서 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찾아봤다. 그런데 그런 곳들은 대부분 서버가 죽어있거나, 파일을 받으려고 누르면 이상한 설치 프로그램만 내려받게 만들었다. 보안 프로그램이 계속 경고를 띄우는데 무시하고 진행하기가 영 찝찝했다.
100원에서 500원 사이의 고민
어떤 사이트는 500원 정도면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데, 이 돈을 내고 보는 게 맞는 건지 한참 고민했다. 예전에는 영화 한 편 구하려고 밤새 인터넷 게시판을 뒤지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500원짜리 고민이 되어버렸다는 게 좀 씁쓸했다. 결국 포인트 충전 페이지까지 들어갔다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봐야 하나 싶어 창을 닫았다. 3,000원에서 5,000원 정도면 충분히 결제하고 볼 수 있는데, 뭔가 시스템에 길들여지는 기분이 들어서 망설여지는 모양이다.
결국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왔다
웹하드를 뒤지던 두 시간 동안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화면만 여러 번 새로고침하고, 보안 프로그램과 씨름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냥 넷플릭스 메인 화면을 다시 켰다. 여전히 그 옛날 영화는 없지만, 그냥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아무 영화나 틀어두기로 했다. 다운로드 속도가 느리네, 제휴 파일이네 따지던 시간보다, 차라리 아무거나 틀어놓고 멍하니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웹하드 사이트들은 여전했고, 나는 조금 더 성격이 급해진 것 같다. 내일은 또 다른 사이트를 찾아볼지, 아니면 그냥 잊어버릴지 잘 모르겠다.
포인트 적립 때문에 좀 그래요. 옛날엔 진짜 구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시스템 자체가 막힌 느낌이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