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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작영화들을 보며 느끼는 묘한 피로감과 기대 사이

admin 2026-07-24
요즘 신작영화들을 보며 느끼는 묘한 피로감과 기대 사이

최근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8년 만의 복귀이자 전도연, 설경구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조합이라 기대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요즘 극장을 찾는 제 마음은 조금 복잡합니다. 영화를 즐기는 건 여전한 취미지만, 매번 쏟아지는 대작들과 화려한 홍보 문구 속에서 정작 ‘좋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점점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거든요.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라면 왠지 무겁고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할 것 같고, 나홍진 감독의 ‘호프’처럼 흥행 가도를 달리는 장르물은 또 그 나름의 쾌감을 기대하게 되죠. 사실 얼마 전 큰 기대를 품고 대작 신작영화를 관람하러 갔다가, 초반 30분 만에 ‘아, 이게 아닌데’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화려한 CG와 유명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서사가 주는 몰입감이 현저히 떨어졌거든요. 기대와 현실의 괴리는 이렇게 종종 발생합니다.

영화 제작 현장이나 투자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아는 입장에서 보면, 요행을 바라는 기획은 결국 관객에게 들통나기 마련입니다. 예전에는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면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흥행이 보장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른바 ‘텐트폴’ 영화들이 관객의 외면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는 걸 보면, 관객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제작비 100억 원대 중규모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200억 원짜리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은 정말 예측 불가능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흔히들 ‘대작이면 믿고 본다’는 식의 접근을 많이 하는데, 이게 바로 많은 이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입니다. 유명 감독과 이름 있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작품성을 보장할 수는 없거든요. 제가 관람 후 느꼈던 가장 큰 의문은 ‘왜 이 영화를 지금 극장에서 봐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OTT 플랫폼이 대세가 된 지금, 굳이 시간과 돈(평일 저녁 기준 1만 5천 원 내외)을 들여 극장까지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신작영화가 너무 많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이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영화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화면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작품성보다 체험 자체가 중요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영화가 끝난 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작품을 선호합니다. 이번 ‘가능한 사랑’이 칸이 아닌 베니스를 선택한 것도, 어쩌면 작가주의 영화가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이 지점에서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작품성이 흥행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지난 몇 년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죠.

결국 관객인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뻔합니다.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객관화하는 연습을 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이제 신작영화 개봉 리스트가 뜨면 예고편을 보고 5분 내로 판단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히려 후기를 며칠 정도 묵히고 지인들의 반응을 살피는 편이죠.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소중하고, 넷플릭스나 OTT에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순간, 의외로 영화가 더 재미있어질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철저히 개인적인 영화 관람 경험과 시장에 대한 회의감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인만의 확실한 장르적 취향이 있거나, 극장이라는 공간의 분위기 그 자체를 소비하는 분들에게는 이 글의 관점이 전혀 유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신작을 예매하기보다는, 그 돈으로 차라리 취향에 맞는 고전 영화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그게 훨씬 리스크가 낮은 투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예술이라는 영역에 리스크가 없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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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색채수정 2026.07.24

    베니스에서 공개된다니 흥미롭네요. 넷플릭스에서 기다리다 보면 결국 흥행작이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서, 굳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보는 걸 잘 안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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